2025년 여름, 평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실외 활동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강한 자외선, 폭염주의보, 열대야까지 겹치는 7~8월에는 단순한 휴가가 아닌 '체력 회복과 휴식 중심의 기후 회피형 여행'이 필요합니다. 이런 시기에 각광받는 것이 바로 고산 여행지입니다.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이 낮고, 습도도 낮아 피부와 몸이 느끼는 더위가 줄어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주 한라산 1100고지, 일본 구사쓰, 스위스 체르마트라는 대표적인 고산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합니다. 여름철에도 선선한 자연 속에서 힐링과 리프레시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고도 높은 곳으로 떠나보세요.
제주 한라산 1100고지: 가장 가까운 고산 힐링 명소
제주도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국내 최고봉입니다. 그중 1100고지는 해발 약 1,100m 지점에 위치한 도로 및 휴게소 지역으로, 도심보다 평균 8~12도 낮은 기온을 유지합니다. 여름철에도 시원한 공기와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힐링 명소입니다.
1100고지는 제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로, 비교적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이 일대에는 1100고지 습지 보호구역이 있으며, 나무 데크길을 따라 약 30분간 트레킹을 즐기기에 매우 좋습니다. 해발고도 덕분에 여름임에도 푸른 이끼와 야생화가 서식하며, 구름이 낮게 깔리는 풍경은 마치 해외 고산지대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외에도 사려니숲길, 영실 탐방로, 어리목 코스 등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인근에 분포해 있어, 체력에 맞춰 선택적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카페, 로컬 맥주 양조장, 고산 목장 체험장도 있어, 자연 감상 외에도 여행의 재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제주를 찾는다면 해변 외에도 한라산 고지대로의 도피 여행을 꼭 고려해 보세요.
일본 구사쓰: 시원한 고산 공기 속 온천과 여유
일본 군마현 북부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구사쓰 온천마을(草津温泉)은 해발 약 1,200m에 위치한 전통적인 온천 휴양지입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은 약 21~23도로 매우 쾌적하며, 습도가 낮고 바람이 시원해 일본 국내에서도 여름 피서지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구사쓰의 대표 관광지는 유바타케(湯畑)입니다. 도심 중앙 광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 온천수는 이 지역을 상징하며, 밤에는 조명이 더해져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유바타케 주변에는 전통 료칸, 노천 온천탕(로텐부로), 유카타 체험 숍 등이 모여 있어 일본 특유의 문화 체험도 가능합니다.
놀랍게도 이곳은 한여름에도 실외 온천욕이 즐길 수 있을 만큼 기후가 시원합니다. 특히 밤에는 기온이 17~18도까지 떨어지며,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즐기는 온천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매력입니다. 산책을 좋아한다면 주변의 사이노카와라 공원이나 작은 폭포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구사쓰는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로 3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어 1~2박 여행지로 알맞고, 비교적 한국인 관광객이 적은 편이라 조용한 고산 마을의 분위기를 오롯이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스위스 체르마트: 진짜 여름 피서는 알프스에서
스위스 남부 발레주에 위치한 체르마트(Zermatt)는 유럽에서 여름 고산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해발 1,600m에 위치한 이 마을은 자동차 진입이 제한된 친환경 고산마을로 유명하며, 여름철 평균기온이 18~20도 수준으로 매우 쾌적합니다.
체르마트에서 가장 유명한 산은 마터호른입니다. 이 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체르마트의 풍경은 그 자체로 절경이며, 수많은 하이킹 트레일과 고산열차 코스가 이 마을을 고산여행의 정점으로 만들어줍니다. 특히 고르너그라트 철도를 타고 올라가면 해발 3,000m 이상에서 마터호른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여름 시즌에는 만년설과 초록 초원, 야생화가 어우러져 알프스 특유의 경관을 완성합니다. 체르마트 시내 자체도 목조건물, 아담한 교회, 전통 빵집과 초콜릿 가게 등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 마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이곳은 전 세계 하이커와 자연 애호가들이 모이는 여름 성지로, 하루 수십 km의 트레킹 코스를 완주하는 여행자들도 많습니다.
기온이 1,000m 오를수록 평균 온도는 약 6도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고산 여행이 여름철에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제주 한라산의 숲, 일본 구사쓰의 온천, 스위스 체르마트의 알프스까지.
무더운 도시에서 벗어나 '높은 곳'으로 떠나는 순간, 계절이 달라집니다.
2025년 여름, 진짜 피서와 회복을 원한다면 ‘고도를 높이는 여행’을 선택하세요. 자연은 그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안겨줄 것입니다.